쇼에 가고 싶어요.
패션위크 가고 싶어요.
20년 넘도록 다니다 다리 부상 후 2년여간 멈췄더니, 그게 그렇게 탐나요.
다닐 때는 몰랐어요.
피곤해, 힘들어, 지루해, 투덜거리기도.
미우치아 프라다의 다소곳한 피날레.
마주칠 때마다 뻗어주는 제퍼슨 핵의 손길.
10년을 넘게 나를 지켜주는 김태기 형, 이젠 형.
비 오는 날이면 어김없이 찾는 파리의 수제빗집, 항아리.
그리고 쇼가 끝나고 나면 들려오는 이야기들.
“미쳤어”, “별로”, “예상대로”, “기절”.
피에르파올로 피치올리에게 물었어요.
피치스 여인택 대표에게도 물었어요.
질문이 다예요. 전부예요.
질문을 잘해야 하는 시대예요.
질문을 잘하는 사람이 콘텐츠를 만들 수 있어요.
생각이 많아요.
이달 나는 피치올리와 피치스 대표를 만났는데,
피치피치?
운명인가?
부터
사라진 시계의 행방,
지난밤 선명히 꾼 꿈의 의미,
연애는 대체 언제부터 할 수 있는 거니?
까지
AI, 어차피, 싹 다.
전화를 안 받아요.
메신저도 최소화할래요.
네,
그래서 쇼에 갈 거예요.
깨끗하게 다 뱉고 게워내려면
그것만 한 게 없어요.
쇼 주세요, 쇼.
내 약.
이겸
李兼
Guiom Lee
하이쿠도 좋다.
하지만 소네트가 더 정확하긴 하지.
그런데, 오푸스는 써봤나?
아는 사람은 안다.
모르는 사람은 모른다.
무서운가?
피할 수 있나?
도망친다고 해결되나?
자동차는 달리고,
컴퓨터는 돌아가고,
휴대폰은 울린다.
자, 봐.
인공지능이다.
혼자서도 잘한다.
나는 한계를 모른다.
기대치라는 게 있다.
누가 봐도 실적이 좋은데
주가는 떨어진다.
시장은 사랑과 같다.
철저한 절대평가다.
조나단 앤더슨이니까
잘했을 때 박수는 없다.
더 잘해야 한다.
진짜로 잘해야 한다.
서프라이징, 그거다.
도 그런가?
그렇다면 고맙지만, 살살 해라.
피, 땀, 눈물이다.
나와 에는
위닝 멘털리티가 있다.
지킬 거다.
인간이 왜 인공지능을 두려워하는지 아나?
자신이 없어서다.
질까 봐.
덮칠까 봐.
들킬까 봐.
필요 없어질까 봐.
그래서 뭐?
그래서 다들 입을 다물고 있나?
그 많던
날 선 패션 저널리스트는
다 어디로 갔나?
왜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하지 못하나?
젊은 날 휘두르던
비평의 칼날은
다 어디에 숨겼나?
패션은 그게 다가 아니다.
글의 힘을
스스로 내려놓지 마라.
패션 비즈니스가
어떻게 착하기만 할 수 있나.
예술을
어떻게 그저 그렇게만 할 수 있나.
사람은
향보다 냄새에 끌린다.
봄에는
더 가까이.
혀끝이 살짝 닿을 만큼.
맡고 싶고,
찍어 말아 올리고 싶은
그 비릿하고 생생한.
그래서 넌
냄새가 없나?
치사하다.
그런데 왜
이 세상에서
너만 내 편인가.
이그니스 리 李兼 Ignis Le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