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에 가고 싶어요.
패션위크 가고 싶어요.
20년 넘도록 다니다 다리 부상 후 2년여간 멈췄더니, 그게 그렇게 탐나요.
다닐 때는 몰랐어요.
피곤해, 힘들어, 지루해, 투덜거리기도.
미우치아 프라다의 다소곳한 피날레.
마주칠 때마다 뻗어주는 제퍼슨 핵의 손길.
10년을 넘게 나를 지켜주는 김태기 형, 이젠 형.
비 오는 날이면 어김없이 찾는 파리의 수제빗집, 항아리.
그리고 쇼가 끝나고 나면 들려오는 이야기들.
“미쳤어”, “별로”, “예상대로”, “기절”.
피에르파올로 피치올리에게 물었어요.
피치스 여인택 대표에게도 물었어요.
질문이 다예요. 전부예요.
질문을 잘해야 하는 시대예요.
질문을 잘하는 사람이 콘텐츠를 만들 수 있어요.
생각이 많아요.
이달 나는 피치올리와 피치스 대표를 만났는데,
피치피치?
운명인가?
부터
사라진 시계의 행방,
지난밤 선명히 꾼 꿈의 의미,
연애는 대체 언제부터 할 수 있는 거니?
까지
AI, 어차피, 싹 다.
전화를 안 받아요.
메신저도 최소화할래요.
네,
그래서 쇼에 갈 거예요.
깨끗하게 다 뱉고 게워내려면
그것만 한 게 없어요.
쇼 주세요, 쇼.
내 약.
이겸
李兼
Guiom Le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