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멈췄어요.
담배도 피우지 않아요.

한 90일 됐으니까
완전한 것은,
완전한 것은 없다지만,
그래서 그러한 것은 아니지만,

요.

저를 아는 인간은, 사람들은
믿지 않을 일이에요.
잠깐이라고 여길 일이에요.
응당히,
그만큼,
중독됐(었)으니까요.

다리를 다쳐서죠.

꽤 빨리 걷는 편이었어요.
뛰는 것도 좋아했어요.
농구든 뭐든.
못해도.

지금 다리는 제 다리 같지 않아요.
로봇 같아요.
통증도 멈추지 않아요.

상상해 봐요.
제대로 걷고,
힐은 바라지도 않아요.
조금이라도 뛰고,
운동을 하겠단 건 아니에요.
그럴 날, 그럴 때, 그럴 순간.

아득해요.
과거에 제대로 걸었는지 물어보고 확인할 정도,
기억이 안 날 정도,
까마득해요.

못 자던 잠을 대낮까지 자요.
발작도, 수면 무호흡도 줄고 잠버릇도 개선됐어요.
이야기하다 보면 얼굴에 경련이 오곤 했는데 다 사라졌어요.
특히 술과 담배 없이 나누는 대화와 시간이 주는 유의미함,
긴장감과 지루함 없이 상대에게 진심을 전할 수 있다는 것,
뜨겁고 남다르게 다가와요.

그런데 대체 왜 끊었냐고요?
그런데 다리 다친 것과 술, 담배가 무슨 상관이냐고요?

싫어서
버리려고
싫다는 거
버리라는 거

가을이 길었으면.

내일 파리로 가요.
술과 담배 없이 가는 첫 파리.

이대로가 길었으면.

술을 멈췄어요.
담배도 피우지 않아요.

이제
잘하면


이상
싫어하지
않을

있게
될지도
몰라요.
마지막
기회예요.

 

이겸
李兼
Guiom Lee

202204 #181EDITOR'S LETTER

202204 #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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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