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희가 머리를 잘랐다.
근사했다.
그 어떤 헤어스타일보다 잘 어울렸다.
대놓고 부러웠다.
나보다 훨씬 짧았는데
그럼에도,
(예쁘단 말 정말 별로지만)
예뻤다.
마음에서 우러나온 표현이다.
하찮은 내 관점이지만.
머리를 기르고 왁싱을 하고 다음 네일 예약을 기다리며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피부과로 달려가고
헤아릴 수 없는 시술과 넘쳐나는 메이크업 제품을 더해
원피스와 스커트로 치장하기 분주한
내가,
내게,
“넌 여자가 되고 싶은 거야?”
이런 단조로운 질문에는 딱히 할 말이 없다.
“네가 예뻐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이런 순진한 비아냥 따위에도 답할 마음이 없다.
“너는 왜 그런 거야?”
알까?
말한다면?
설명한다면?
아니야.
이게 그런다고 뭔가, 네가, 누군가가 납득이, 설명이, 공감이, 이해가 되는,
될 수 있는 그런 일이거나 상황이거나 현상이라도 되는, 될 수 있는,
되거나 할 수 있는 그런 걸까?
아니야.
흐흐.
왜 웃어요?
우리, 가위바위보를 해요.
전 지더라도 가위가 그리 좋아요.
크크.
왜 웃어요?
X여워서요.
네?
X여워서요!
‘귀’인지 ‘가’인지, ‘가’인지 ‘귀’인지.
헷갈려요.
잘 안 들려요.
차라리 이게 나은가 싶어요.
소희가 머리를 잘랐다.
나는 머리를 묶었다.
이겸
李兼
Guiom Le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