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말 시부야의 미츠키 클럽에서 춤을 췄다. 도쿄에 있는 내내 주야장천 우롱하이만 마셨는데, 두현이 모스코뮬을 |
마시는 걸 보고 따라 마셨다. 두현의 춤은 한결같다. 한 손을 살짝 뻗고 어깨를 들썩이며 웨이브를 타는 듯 보이는 데
‘덩실덩실’과 ‘꿀렁꿀렁’의 중간쯤이랄까. 백미는 표정에 있다. 천진난만, 해맑다.
저 생명체에게도 고민이란 게 있을까 싶을 정도로.
클럽 속 빨간 불빛이 난무하는 가운데 10대의 끝자락에 찾은 시부야가 선명하게 그려졌다.
도쿄는 어떻게 보면 시간이 멈춘 곳과도 같아 아늑하다.
20년 넘게 흘렀는데도 그때의 그 감정들이 온전하게 맴돈다.
그 말인즉 나는 그때의 나로부터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했다.
노력했다. 불행했던 10대의 나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처절히 시도했다. 달라지고 싶었고, 다르게 살고 싶었다.
앞을 내다볼 수는 없었지만 본능적으로 감지했다. 이런 나로 계속 가다가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깊은 고독에 빠져
평생 살게 될 거라는 것을. 끔찍했다. 두려웠다. 20년 넘는 시간 하루도 빠짐없이 내내 다짐했고, 움직였다.
지금까지 살아온 모든 여정이 내 본질에서 탈출하기 위한 몸부림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한쪽 구석에서 모스코뮬을 홀짝 마시며 두현의 춤을 따라 춰본다. 거울이 없어 잘되는 건지 안되는 건지 모르겠지만
확실한 것 하나, 두현의 그 방긋한 표정들은 결코 따라가지지가 않는다.
실패했다. 두현의 춤도, 10대의 나에게서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도.
잠수교에서 펼쳐진 루이 비통 쇼에서 흘러나오던 펄 시스터즈의 ‘첫사랑’ 같던
내 10대는 빼도 박도 못한 채 현재진행형이다. 이토록.
200호를 맞은 <데이즈드>는 그래서 10대를 보내고 있는 친구들을 이야기한다.
세상은 바꿀 수 있을지 몰라도 되레 나 자신은 바꾸기 힘든, 받아들여야 하는 것을 부디 즐길 수 있게 되길 바라며.
아니 최소한 나처럼 어떻게 해도 바꿀 수 없는 스스로를 원망하게 되지 않기를 바라며. 간절히.
이겸
李兼
Guiom Le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