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샤넬은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 마티유 블라지
샤넬이라는 고요한 우주, 그 안에서 일어난 거대한 폭발. 마티유 블라지의 첫 샤넬 컬렉션을 앞두고 새로운 주인을 맞이한 그랑팔레는 마치 하나의 우주가 된듯 전혀 새로운 차원으로 변모했다. 무수한 별과 행성이 부유하는 듯한 공간. 빛을 반사하는 검정 바닥은 팽창하는 우주 같았다. 관객들의 숨소리조차 잦아들고, 시선은 오직 무대 위에 집중되었다. 성별도, 나이도, 규정된 정체성도 그 안에선 의미를 잃었다.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모두가 마티유 블라지의 ‘처음’에 주목했다.
그 시작은 ‘사랑’이다. 가브리엘 샤넬의 하우스 역시 사랑에서 출발했듯, 마티유 블라지도 첫 샤넬 컬렉션의 출발점을 사랑에 두었다. 그 사랑은 단순한 낭만이 아니다. 타인의 차이를 받아들이고, 불완전함까지 껴안으려는 태도다. 가브리엘 샤넬은 연인 보이 카펠의 옷에서 영감을 받아 남성복의 언어를 여성복으로 옮겼고, 그 관계는 하우스 철학의 일부가 되었다. 마티유 블라지는 사랑의 본질을 다시 확장해 새로운 이야기를 써 내려갔다. 그의 첫 번째 룩, 슈트 셋업이 어둠 속에서 빛을 받으며 런웨이를 가로지르듯 나타나자 포용적이고 자유로운 에너지가 현장을 가득 채웠다. 성별을 넘나드는 경계 없는 디자인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모든 요소가 하나로 포용되었다. 그러고는 폭발하듯 나아갔다. 트위드는 해체되고, 실루엣은 유연히 흐르며, 니트는 춤추듯 흘렀다. 까멜리아는 더 이상 완벽한 모양일 필요가 없었다. 구겨진 까멜리아는 완벽하지 않기에 오히려 더 아름다운. 그 모습 그대로, 샤넬은 사랑받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 쇼가 중반부를 넘어서자, 자유롭고 강렬한 에너지를 품은 ‘Rhythm Is a Dancer’의 오케스트라 버전이 우주 공간을 채웠다. 그 리듬에 맞춰 터지듯 피어난, 마티유 블라지가 새롭게 재해석한 까멜리아 룩이 줄지어 등장했다. 특히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 모델 아와르 오디앙Awar Odhiang은 춤을 추며 우주를 자유롭게 누볐고, 관객들은 그와 마티유 블라지를 향해 환희와 찬사를 보냈다. 마티유 블라지는 샤넬의 시간 속에 새로운 속도와 방향을 불어넣었다. 사랑과 자유는 더는 이상이 아니라 이 무한한 팽창의 궤도 안에서 여전히 퍼지고 있다. 그는 샤넬이라는 우주를 확장시켰고, 샤넬은 마티유 블라지라는 새로운 별을 탄생시켰다. 이 거대한 빅뱅은, 사랑이라는 에너지를 품고 하우스의 무한한 미래를 향한 첫 여정을 시작한다.
text LEE SEUNGYEON(SIEN)
art WI DAHAM(DAWN)
Discover more in < DAZED> KOREA NOVEMBER 2025 issu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