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한 육회덮밥 어떠세요?”
“목살구이에 볶은김치 얹어 드시면 어떠세요?”
“굴비에 녹차밥 어떠세요?”
“얼음 동동 띄운 동치미국수 어떠세요?”
“미나리 된장찌개에 보리밥 비빔정식은 어떠세요?”

어머니에게, 아버지에게
일주일에 두세 번 의사를 타진한 뒤 음식을 보내는 것, 이걸 계속한 지 10년도 넘었다.

두 분 다 반응이 별로일 때는 나름 비장의 무기가 있다.
“장어구이 어떠세요? 양념 안 할 걸로요.”
그렇다.
늘 장어 앞에선 ‘답정 부모’다.
“그래, 그게 좋겠다” 한다.

마지노선이었다.
그분들께 내가 느끼는 고마움을 갚을 수 있는, 그 서비스의 한계치에서.

10대 후반 이후엔 같이 살지도 않고
결혼을 하지도 않고
자식이 있지도 않고
말을 듣지도 않고
1년에 한두 번밖에 만나지도 않고
평소 애교 부리지도 안부 연락도 않는
그런 자로서 할 수 있는.

이것도 중독인가 싶다.
요즘은 에서 가장 보람된 일 중 하나가 이것이니.

“던은 샌드위치를 좋아하니까 서브웨이 어때?”
“위시는 아샷추!”
“티싱은 자극적이지 않은 통닭!”
“소희는 공짜면 아무거나 잘 먹으니 족발이나 보쌈.”
“지웅은 오징어회면 충분.”
“루루는 살 빼야 하니까 외면.”

내 부모에게처럼 그 고마움을 향한 서비스 영역에서의 마지노선인지 모르겠으나
하여튼 요즘 나는 음식을 주문할 때마다 즐겁다.
심지어 그것을 잘 먹는 모습을 보면 아름답다 못해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랄까.

“오늘 뭐 마실래? 뭐 먹을래?”

나의 주문 플러팅이 계속되기를.
그게 다이고, 또 그게 전부일 테니.
모두가 건강하다는,
그래도 안전하다는,
그리고 돌아간다는.

><;

 

이겸
李兼
Guiom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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