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요.
제가 9년째 만들고 있는 <데이즈드>는 아파요.
전 과대망상에 자아분열, 자기혐오, 분리불안장애가 있는 사람이에요.
제가 건강하다고 하는 건 다 거짓말이에요.
제아무리 예쁘고 멋있는 것을 갖다줘도 전 굳이 아픈 구석을 이 잡듯 찾아내 그 부위를 후벼 파고 깎아 돌려 깊숙이,
그러나 순간적으로 콕 찔러버려요.
그러면 피가 나죠.
전 그 피를 쪼옥 빨아 먹어요.
전 아픈 흡혈귀예요.
전 <데이즈드>가 아파서 좋아요.

슬퍼요.
전 <데이즈드>를 생각하면 바닥을 기면서 통곡할 만큼 슬퍼 죽겠어요.
저 자신을 생각하면 비참할 정도로 가엾고 불쌍하고 안됐고 매일 죽음을 생각해요.
제가 기쁘고 행복하다고 하는 건 다 거짓이에요.
전 도둑도 슬프고 양아치도 슬프고 사기꾼도 슬프고 배신자도 슬프고 파렴치한도 슬프고
날 대놓고 갖고 노는 그대도 슬퍼요.
그러다 사랑에 빠져요.
전 그 웅덩이에서 허우적거리며 눈물을 마셔요.
그게 그렇게 안초비처럼 짜면서 자극적인 맛이 있어요.
전 <데이즈드>가 슬퍼서 좋아요.

이 책의 주인은 제가 아니에요.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데이즈드>를 만드는 크루, 이 책에 등장한 유명인, 이 책에 뭔가를 협찬한 브랜드 관계자
그리고 바람 잘날 없는 나날에도 무던히 이 책을 품어주는 독자라는 이름의 당신, 바로 여러분이 <데이즈드>의 주인,
주인공이에요.
마음껏 떠들어주세요.
너, 돌았구나.

전 <데이즈드>를 저 자신 이상으로 사랑해요.
아파서,
슬퍼서,
돌아서,
그래요.

조금만 더 그럴게요.

+
5월 2일 밤 10시부터 <데이즈드>가 열여섯 살 생일 파티 번개를 해요. ‘코끼리’(용산구 이태원동 우사단로 46 맨 위층)로
오시면 돼요. 초대장이요? 이 지면을 찢어 오시면 돼요. 오세요. 그리고 말해 주세요. 너 진짜 돌았다고.

 

이겸
李兼
Guiom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