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들떠도 안 보던 걔가 하필 내가 그렇게도 아끼던 애를 가져가 버렸다.
손을 본다.
바닥은 괜찮은데, 등이 늙었다.
손거상수술도 있다고, 트렌스젠더가 속삭인다.
효과는 있으나 수술 자국이 티가 많이 난단다.
마블 캐릭터 네일 아트나 버터 향 핸드크림만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
뭘 해도 예쁜 그 언니가 끼고 있던 예쁜 반지,
그 언니가 앞으로 꼭 살 거라던 팔찌,
엄두도 못 내지만 꿈에 매일 나오는 그 시계.
손을 본다.
필요하다.
거들떠도 안 보던 걔가 그렇게 사귀자고 졸랐을 때 받아줬더라면, 내가 그렇게도 아끼던 그 애를 빼앗기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까?
그렇게 됐다면 현재의 나는 거들떠도 안 보던 걔를 억지로 사귀어야겠지만, 그 누구도 몰래 내가 그렇게도 아끼던 그 애와 사귀고 있을 수 있었을까?
목을 본다.
정확히는 턱, 늘어졌다.
갖은 레이저와 시술을 경험했으나 턱을 깎지는 못 했다.
턱선이 날렵한 트렌스젠더 언니에게 DM을 보내 강남역 성형외과까지 찾아갔지만, 예약금 70만원만 날렸다.
겁난 것도 반, 더 처진다는 경고도 반.
귓불에 안착해 턱선의 처짐, 그 시작을 교란시킬 귀고리.
목, 턱은커녕 팔자와 미간 주름까지 기억상실 효과를 선사할 목걸이.
체인도 좋지만, 초원의 동물이든 전설의 생물이라면 더욱 흐뭇할 바로 그 목걸이.
목을 본다.
간절하다.
거들떠도 안 보던 걔가 진짜 하필이면 내가 그렇게도 아끼던 애를 가져가 버렸다.
1. 셋이 같이 만나주든가.
2. 내놔.
“또래가 좋아요.”
이 모든 게 거울 탓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