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깨우는 것은 알람 소리가 아니다.
어딘가에서 벌어지고 있는 공사 소음이다.
올 초부터 이어진 이 소음은 한 집만의 문제가 아니다.
다양한 방법으로 사전 양해를 구한 몇 집, 그러지 않은 집 등 여러 집이다.
참다 못해 관리 사무소에 전화를 걸었다.
“이번엔 언제까지죠?”
“8월 말까지라는데요, 아파트가 오래돼서 그래요. 다 공사하고 이사하려고 하니까요.”
친절하면서도 꽤나 여러 번 같은 답을 한 것처럼 기계적이기도 한 상대의 답에 내가 택할 수 있는 마무리는 별게 없었다.
“아, 네, 그렇죠. 그렇군요. 그렇겠네요.”
나 같아도, 입장을 바꿔 생각해 봐도, 응당 공사를 하겠다, 싶다.
소음을 잠재우는 방법은 유튜브를 켜는 거다.
한창 뉴스 중독 시기라 도움이 되는 소음이다.
보지 않아도 누가 패널로 참여했는지, 무슨 심산으로 왜 그렇게 이야기하는지, 그 표정까지 보인다.
어? 비가 내리네. 창도 열었다.
빗소리는 꿀맛이다.
할라피뇨다.
잘 익은 배추김치다.
이쯤에서 다시 잠을 청한다.
어렵지 않다.
두렵지 않다.
비까지 온다니까.
맛있게.
다시 날 깨우는 것은 허기다.
먹어야 할 약이 있다.
삼시 세끼 챙겨 먹으라는 의사의 권유가 있다.
이쯤에서는 일어나야 한다는 양심이 있다.
거실로 와 소파에 눕는다.
TV로 유튜브를 켠다.
음식을 주문한다.
마시던 물을 마신다.
생각한다.
패션과 스타일의 차이.
차별금지법.
AI.
저출산.
그 사람의 첫 쇼와 그 사람의 마지막 쇼.
어제 본 영화, 오늘 볼 영화.
그들이 내게 전화를 원하는 까닭과 내 입장.
수시로 배달 음식이 어디까지 왔는지 확인한다.
최선의 방어.
내 일의 내일.
까마득한 1999년 12월 31일의 밤.
“선생님, 안녕하세요. 다름이 아니라 요즘 얼굴에 자꾸 마비가 와서요.”
이겸
李兼
Guiom Le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