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가 등장한 순간을 기억한다.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였던 ‘간편송금’보다 인상적인 것은 토스의 친절함이었다. 토스는 친절한 첫 번째 금융 앱이다. 업계 최초로 ‘무료 신용 조회 서비스’를 출시하며 약 2500만 사용자의 신용점수를 5억 점 이상 올릴 수 있게 도왔고, ‘사기 의심 사이렌’과 이상 거래 감지 기술로 240억원 이상의 금융 사기 피해를 막았다. 토스의 친절한 금융은 이제 일상으로 스민다. 토스는 1900만 사용자의 질문을 모아 금융 안내서 <더 머니 북>을 출간했고, 유튜브 채널 <머니그라피>를 만들어 경제를 기반으로 음악과 문화에 대해 이야기한다.
토스의 대표 이승건은 원래 치과 의사였다. 그는 언젠가 안정된 미래가 보장된 삼성의료원 인턴 생활을 그만뒀다. 그러고는 민간 최초의 장애인 전문 치과 ‘푸르메치과’의 개원 멤버로 봉사 활동을 시작한다. 그 봉사 활동은 얼마 지나지 않아 끝이 난다. 치과 의사로 봉사를 하면 하루에 20명을 도울 수 있지만, 더 큰일을 하면 더 많은 사람을 도울 수 있다는 이유로. 무협소설에서나 볼 법한 비장한 다짐과 실현이 현실에도 존재한다. 토스에는 이 따스함이 남아 있다. 인터뷰하기 전, 일정을 조율하기 위해 커뮤니케이션 매니저와 통화를 했다. 그의 말이 마음에 남는다. “기자님, 전화하셨네요? 봉사 활동을 다녀오느라 전화를 못 받았어요.”

각자 어떤 업무를 맡고 있나요?
이지영 우선 저희 셋은 모두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트라이브’에 소속돼 있어요. 저는 이 트라이브에 속한 콘텐츠팀의 콘텐츠 매니저고요. 토스의 공식 콘텐츠 플랫폼 ‘토스피드’의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어요. 그리고 콘텐츠를 기반으로 다양한 캠페인과 브랜딩 활동을 하죠. 금융의 외연을 확장하는데 집중하며 일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토스 10주년 캠페인의 프로젝트 매니저를 맡았고요.
김수지 저는 지영 님과 같이 콘텐츠팀에서 일하고 있어요. 콘텐츠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죠. 최근에는 토스피드에 차곡차곡 쌓인 아카이브로 <더 머니 북>이라는 책을 만들었고요. 쉽고 친절한 금융 생활 안내서라고 할까요. 이번에는 토스 10주년 전시 기획과 마케팅에 참여했습니다.
심석용 저는 브랜드 디자인팀 소속이에요. 저희 팀에는 모두가 공유하는 한 가지 목표가 있어요. ‘브랜드 디자인이 토스를 사랑하는 이유가 되도록’이라는 문구죠. 몇 년 전까지 사람들은 토스라는 앱을 떠올리면 보통 ‘깔끔한 핀테크 앱’ 정도의 이미지만 갖고 있던 것 같아요. 토스는 앱이고 모바일 안에서만 작동하잖아요. 그것 외에도 오프라인에서 토스를 만날 수 있는 채널을 만들고 싶었죠. 그래서 유튜브 채널 ‘머니그라피’ 등의 콘텐츠 관련 플랫폼을 운영하고, ‘K’s 스터디’, ‘B주류경제학’ 등의 콘텐츠를 만들고 있어요. 이들을 현실에서 만날 수 있게 ‘머니그라피 개러지’를 열기도 했죠. 이번 10주년 행사에서는 브랜딩 디자인을 담당했고요.

금융의 외연을 넓힌다는 말이 인상적이에요.
이지영 토스피드는 원래 토스에 관한 콘텐츠, 그리고 이용자에게 금융 혜택을 볼 수 있는 정보를 많이 다뤘어요. 그런 정보만으로는 이용자에게 매력을 어필하기 어렵다고 생각했죠.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트라이브의 목표는 ‘토스의 팬’을 만드는 것이니까요. 돈이 되는 정보 외에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만들고 현실의 문제를 탐구했죠.

‘토스’라는 회사를 어떻게 생각하나요.
이지영 토스로 이직을 결심한 이유가 있어요. ‘보편의 삶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는 회사’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리고 6년 가까이 지난 지금, 그 생각이 맞았던 것 같아요.
김수지 토스는 혁신과 도전이라는 키워드가 어울리는 회사라 생각해요. 회사 이야기를 담은 책의 제목이 <유난한 도전>이잖아요. 이곳에는 새로운 것을 만들고 이를 설득하는 환경으로 가득해요.
심석용 <더 머니 북>을 출간할 때 콘텐츠팀에서 만든 슬로건 중 하나가 ‘출발선이 달라도 금융 생활은 평등하도록’이었어요. 토스에서 나온 문구 중에 제일 좋아하는 거예요. 금융의 불평등을 깨부수지는 못할 수 있죠. 다만 토스는 금융에 접근하거나 금융에서 파생되는 여러 지식과 콘텐츠를 모두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만들고 있어요.

토스가 10주년을 맞았죠. 전시 공간을 꾸리고 캠페인을 만들었어요. 전체 기획의 시작점은 어떤 모습이었나요.
심석용 10주년 프로젝트를 하면서 ‘해야 되는 것’과 ‘하고 싶은 것’보다는 ‘하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나눴어요. 토스에 대한 이야기만 하지 않을 것. 여러 회사가 진행하는 컨퍼런스 형태를 피할 것. 화려한 팝업스토어의 모습을 피할 것. 대신 토스 팀에 대한 이야기를 할 것. 금융에 대한 이야기를 할 것. 그리고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담는 디자인을 하자는 것이 출발점이었죠.
이지영 기획의 시작점에서 두 가지를 생각했어요. 배리어프리Barrier-free, 그리고 모든 프로그램에 한글과 영문을 병기할 것. 공간과 인력 등 다양한 이유로 이번에는 실현하지 못했지만요. 꿈이 컸고, 많았네요.(웃음)

전시 공간에 토스에 대한 내용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 인상적이었어요. ‘금융 성향 테스트’를 비중 있게 다루기도 했고요.
이지영 이 공간에 방문하는 사람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싶었어요. 그러니까 전시 공간의 모든 프로그램이 토스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어도 괜찮겠다는 결론이 났죠. 이곳을 방문하고 ‘내 삶의 영감’을 얻어간다면 성공적인 캠페인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거든요. 금융과 관련된 자료를 찾으면서 여러 지자체에서 금융에 대한 문해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한다는 걸 알았죠. 그러고선 금융 경제 미디어 ‘어피티Uppity’에서 만든 금융 성향 테스트를 떠올렸어요. 그들에게 협업을 제안해 금융 성향 테스트, 그리고 나에게 맞는 금융 정보까지 제공할 수 있었죠.

가장 치열하게 다뤘던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
김수지 10주년 프로젝트죠. 브랜드의 10주년은 굉장히 상징적인 순간이니까요. 공유하고 싶은 역사와 비전이 다양해서 꼭 필요한 이야기를 고심해 골랐어요. 그리고 이걸 어떻게 많은 사람에게 와닿게 전할 수 있을지 고민했고요.

그렇다면 가장 뿌듯했던 프로젝트는?
이지영 2021년 토스피드에 연재한 ‘사소한 질문들’이라는 시리즈요. 토스에서 처음으로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만들었던 순간이거든요. 장애인의 날, 세계 이주민의 날, 광복절 등 금융과 멀어 보이는 소재에서 금융의 이야기를 길어 올린 작업이에요. 3년 동안 시리즈를 연재했고, 2024년에는 ‘월간 토스 픽’이라는 시리즈로 형태를 바꿔 진행하고 있어요. 최근 이슈와 금융의 접점을 찾는 것이죠. 금융
의 외연을 넓히고, 삶과 금융의 접점을 늘려가는 일을 4년 이상 꾸준히 만들고 있어요.
김수지 <더 머니 북>을 출간했을 때요. 금융 정보가 흘러넘치는 세상에서 정말 믿을 수 있는 금융 기본서를 출간하고 싶었거든요. 토스가 직접 출판사가 되어 제작한 첫 번째 책이기도 하고요. 석용 님이 말한 ‘출발선이 달라도 금융 생활은 평등하도록’이라는 슬로건은 어떤 일을 할 때도 늘 가지고 있는 마음가짐이에요.
심석용 ‘B주류경제학’이요. 예산이 적은 상황에서 직접 세트를 기획하고 디자인했어요. 발품을 팔아 다양한 소품을 사 오고 빌리고 직접 만들기까지 했죠. 호스트인 재용 님의 옷과 헤어스타일, 안경까지 직접 스타일링했고요. 주어진 환경에서 최대의 에너지와 효율을 낸 것 같아 뿌듯했죠. 그리고 <더 머니 북> 출간도 뿌듯하죠. 대형 서점의 전체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했잖아요.

토스에 대해 조사하면서 느낀 점이 있어요. 엄청나게 많은 텍스트를 발행하더라고요.
이지영 토스는 콘텐츠의 힘을 믿어요. 토스피드는 2018년 5월에 시작했어요. 그때부터 여러 콘텐츠를 쌓고 발전시켰죠. 2023년에는 ‘토스 머니스토리 공모전’을 열었어요. 열여섯 가지 돈 이야기를 엄선해 책 <우리에겐 더 많은 돈이 필요하다>를 출간했죠. 2024년에는 토스피드에 쌓인 이야기를 확장해 <더 머니 북>을 만들었고요. 이 책을 만들고 ‘서울국제도서전’에 부스를 꾸렸죠. 성수동에서 ‘더 머니 북 카페’라는 팝업 전시도 성공적으로 마쳤고요. 이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10주년 전시 공간도 만들었으니, 토스피드는 토스가 오프라인으로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인 셈이죠. 토스가 만들어온 콘텐츠는 ‘사람들의 주체적인 금융 생활’을 돕자는 철학을 가지고 있어요. 지금까지 여러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이 콘텐츠를 통해 전하는 메시지가 유효하다는 것을 몸소 체험했죠. 토스는 앞으로도 텍스트 기반의 콘텐츠를 만들어나갈 거예요.
심석용 보통의 경우와 달리, 우리가 만든 콘텐츠가 브랜딩이 될 수 있다는 걸 느꼈어요.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콘텐츠를 만드니 사람들
이 공감을 잘한다는 것도 깨달았고요. 오랫동안 콘텐츠를 모아둔 토스피드가 브랜드의 코어가 될 수 있다는 걸 느끼고 텍스트와 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에 집중하고 있어요.

사회에는 언제나 ‘해도 되는 것’과 ‘하면 안 되는 것’ 사이의 회색 지대가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우리 사회는 회색 지대가 생기면 하지 말아야 한다고 규정할 때가 있죠. 토스는 그에 대해 고민하는 것처럼 보여요. 우선 회색 지대를 유심히 들여다보는 것 같고요.
이지영 전에 말했던 금융의 외연과도 관계 있는 이야기 같아요. 외연을 확장하는 것이죠. 제도권 안에서 무언가를 규정하기보다는 개인과 단체가 할 수 있는 노력을 고민해요. <더 머니 북>을 출간하고 얻은 수익금이 꽤 컸어요. 이 돈으로 <더 머니 북>의 직접적인 혜택을 받지 못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어요.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에 놓여 사회적 지원의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에게요. 수익의 일부를 서울시경계선지능인평생교육지원센터, 그리고 경계선지능인의 일터인 ‘청년밥상문간’에 기부했죠. 청년밥상문간에서 기부금을 어떻게 사용했는지 내역을 보내왔는데, 그걸 보고 되게 뭉클했어요. 식당에 있는 오래된 비품을 교체하고, 식당에서 일을 더 수월하게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더라고요. 그걸 보고 우리가 하는 일이 가치가 있다고 느꼈어요.

토스는 ‘금융을 넘어 일상의 앱’이 되겠다고 했어요. 개인에게 금융이 일상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나요.
이지영 10주년 홈페이지에 서문을 쓰면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고민 끝에 “금융은 우리 일상을 지키는 기본기이자, 삶의 전환점에서 가장 나다운 선택을 할 수 있는 힘”이라는 문구가 나왔죠. 단순히 돈이 많고 적다는 것을 넘어서, 돈은 자본주의사회에서 우리에게 하루하루를 잘 살아가는 수단이 되고 내일을 잘 살아가게 만드는 동기가 돼요. 삶을 살아가면서 마주하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자본이 갖는 긍정적인 역할이 ‘가장 나다운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이라 생각해요.
김수지 가장 나다운 선택을 할 수 있다는 말에 전적으로 동의해요.

Text 바론(Baron, 윤승현)
Photography Kim Ji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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