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addaeus Ropac
오스트리아의 컬렉터 타데우스 로팍Thaddaeus Ropac은 잘츠부르크, 파리, 런던뿐 아니라 서울에서도 3년간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다. 초창기부터 현대미술가, 현재는 이불(1959년생) 같은 한국을 대표하는 아티스트나 제이디 차(1983년생), 정희민(1987년생) 같은 신진 아티스트를 후원한다. 한국 미술은 전쟁 이후 다시 시작되었기 때문에 다른 곳과 달리 미술 사조 중심적으로 발전했고, 타데우스 로팍은 AG 그룹과 단색화가 가장 급진적인 미술 사조 중 하나라고 여긴다. 예술을 사회의 한 부분으로 보는 그는, 이 철학을 용산구 독서당로 122-1에 위치한 갤러리에 녹여냈다. 그렇다면 왜 서울일까?
타데우스 로팍에게 직접 물었다. “개인적으로 서울과 인연이 있습니다. 서울에 처음 오게 된 계기는 아티스트들의 전시 때문이었어요. 특히 2007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 게오르그 바젤리츠Georg Baselitz가 한국에서 첫 전시를 했는데, 그때 서울에 대해 잘 알게 되었습니다. 예술 중심지가 되려면 여러 가지 요소가 필요해요. 서울은 파리와 런던처럼 훌륭한 미술관뿐 아니라 뛰어난 컬렉터와 큐레이터가 존재합니다. 한국에서 미술품을 수집하는 전통은 오랜 세대에 걸쳐 이루어졌고, 컬렉터들이 서울·부산·대구 등 전국에 있습니다. 오늘날 시장은 매우 글로벌하고, 고객들은 전 세계에서 열리는 갤러리와 아트페어를 보러 여행을 다니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갤러리마다 독특한 고객층과 커뮤니티가 있어 거기에 잘 맞춰야 합니다. 각 갤러리가 형성하는 커뮤니티가 매우 중요하고, 갤러리 간 국제적 소통이나 교류 또한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갤러리를 하나의 아이디어로 정의하기란 쉽지 않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갤러리도 사회 흐름에 적응하고 변화해야 한다는 것을 타데우스 로팍은 잘 이해한다. 1983년 갤러리를 처음 시작했을 당시는 예술계가 더 엘리트 중심으로 협소하게 정의되던 시절이었다. 타데우스 로팍은 “예술 작품을 단순히 판매하는 것이 아닌, 배치하는 것”이라는 방식으로 접근하며, 작품의 최종 목적지를 세심하게 고려한다. 아티스트들이 보여준 무한한 신뢰를 가볍게 여기지 않았던 그는, 그들의 작품을 사람들이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고 말한다.
“저희와 작업하는 모든 아티스트가 선보이는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것과 새로운 관객에게 그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것 사이에 균형을 맞추고 있습니다. 타데우스 로팍 서울에서는 마르타 융비르트Martha Jungwirth, 올리버 비어Oliver Beer, 에밀리오 베도바Emilio Vedova의 한국 첫 개인전을 개최했습니다. 로컬 아티스트 커뮤니티와의 교류도 모색하고 있고요. 올해 초 서울에서 개최한 단체전 는 오직 한국 아티스트로만 구성했고, 로컬 현대미술 현장에서 그들이 다방면에 걸친 기여를 조망했습니다. 또 갤러리 소속 아티스트와 그 외 아티스트와의 연결, 그리고 새로운 아티스트의 국제적 지원 방안도 고심하고 있습니다.”
Gladstone Gallery

1980년대 바버라 글래드스톤Barbara Gladstone이 설립한 뉴욕의 글래드스톤 갤러리Gladstone Gallery는 초창기 소규모 판화 컬렉션으로 출발했다. 1970년대 유명한 아티스트들이 그림보다 더 소장하기 용이한 판화를 제작하자 이를 수집하기 시작한 것이다. 바버라 글래드스톤은 예술에 대한 호기심으로 새로운 아티스트를 발굴하고, 직접 스튜디오를 방문하거나 같이 식사하며 그들과 인생과 예술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마디로 예술은 그에게 삶의 본질을 탐구해 나가는 수단이었다. 음악가가 음악을 통해 삶의 목적을 찾아가듯. 이러한 호기심은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아시아와도 연결되었는데, 이는 갤러리 파트너인 중국계 미국인 파올라 사이Paula Tsai와 그가 베이징의 UCCA에서 보낸 시간 덕분이다.
파올라 사이는 “한국은 예술계에서 늘 의미 있는 중심지였습니다. 서울의 가장 흥미로운 점은 방대함에 있습니다. 한국 전역에 미술관, 갤러리, 비엔날레가 끊임없이 생겨나고, 성장하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 많은 도전과 실험을 할 수 있는 무대가 되었습니다. 이것이 저희 갤러리의 가치이기도 해서 서울에 갤러리를 오픈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수순이었습니다. 또 이렇게 괄목할 만한 진화를 하고 있는 시점에 저희 갤러리가 함께하게 되어 무척 신나기도 합니다”라고 말한다.
서울, 뉴욕, 로스앤젤레스, 브뤼셀. 생동감 넘치는 이 도시들은 마치 태피스트리처럼 저마다 고유한 컬처와 풍미를 아트계에 더한다. 글래드스톤 갤러리에 이 도시들은 단순한 주소지가 아닌, 고유의 비전과 더 넓은 예술 현장 사이의 역동적 상호작용을 보여준다.
“저희 전시가 로컬과 글로벌 관점을 모두 아우르길 원해 다양한 형태를 시도합니다. 때로는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아티스트를 처음 소개해 로컬 생태계에 작품을 직접 경험할 기회를 제공하고, 또 때로는 작가의 작품이나 주제가 특정 지역과 관련 있지만 글로벌 관점에서도 하나의 소통 창구가 될 경우 전시를 하기도 합니다. 이번 프리즈 서울에서 글래드스톤 갤러리는 리처드 올드리치Richard Aldrich, 앨릭스 카츠Alex Katz, 로버트 라우션버그Robert Rauschenberg, 우고 론디노네Ugo Rondinone, 리크리트 티라바니자Rirkirt Tiravanija, 아니카 이Anicka Yi의 주요 작품과 함께 신작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아트 페어의 전시를 큐레이팅하려면 향후 아트업계와 시장이 어떻게 진화할 것인지 미래지향적 시각이 필요하고, 관심사와 트렌드를 앞서가야 합니다. 주요 작품이든 새로운 작품이든 이번에 선보이는 모든 작품은 현시점의 소통과 시장에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특별한 프로젝트 또는 보다 전통적인 작업을 하는 신진 아티스트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한국 아티스트 아침 김조은의 전시 <최소침습>이 글래드스톤 갤러리 서울에서 열렸습니다. 뉴욕에서 아침의 작품을 접했는데 인상적인 스토리텔링에 놀랐습니다. 브루클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아침은 본인의 출생지를 재방문하는 여정을 매우 심오하면서도 창의적으로 표현했습니다. 이러한 변신의 여정은 최근 갤러리에 전시된 새로운 작품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습니다. 글래드스톤 갤러리는 아티스트와 오랜 관계를 맺으며 그들의 커리어 전반에 걸친 성장과 발전을 위해 아낌없이 지원합니다. 글래드스톤 갤러리 서울의 역할은 아티스트들이 다양한 고객과 소통하고, 더 나아가 그들이 미치는 범위와 영향력을 확장하기 위해 작품의 플랫폼이 되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Text & Art 세라(Sarah, 최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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