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6일 오전 11시 13분, 오늘도 마감이다. 
피에르 잔레가 조지 나카시마에게 의뢰한 1950년대 빈티지 의자를 기어코 
마감 한복판에 보겠다며 출근길에 또 샜지. 

의자를 보았고, 앉아보았고, 만져보았고, 또 안아보았지.
탐욕인가 싶었는데, 진심이었지. 
가격은 1만8000달러, 약 2300만원대. 
꼭 쌍으로 사야 소장 가치가 더 커진다는 회유에 자꾸만 귀를 쫑긋거리는데.
기함할 만한 화폐가치에도, 아 그 나뭇결을 만져보지 않고선 말할 수 없다네.
거뭇한 손때와 나이테가 느껴지는 목재에는 저마다의 사연이 있단다. 
근래 느껴본 적 없는 궁극의 촉감을 선사한다고.

그래 지랄도, 지랄이지, 하다가.

천금의 옷과 가방은 그렇게도 사재기하면서….

요즘 틈만 나면 하는 기행은 빈티지 가구 감상이다. 특히 그 의자가 요상해. 
의자는 가구 중에서도 실용성으로 볼 때 으뜸인 동시에 권위와 권력의 상징과 같다고 한다.
예부터 동서양을 막론하고, 또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 하지 않던가. 
수많은 왕좌와 옥좌를 뒷받침하던 그 의자들이 지금은 대중화를 거쳐 또 다른 의미와 미적가치를 짊어지는 것을 보면 웃음이 난다.
무의식적으로 새 의자를 보면 엉덩이부터 들이대고 보는 내가 낯설기도 하다니까. 
요즘 들어 어떤 권력에 맛들인 건 아닌지 자조하기도 하거든. 

12월을 코앞에 두고, 사내에서 챙길 애들이 족히 서른 명쯤 되는데, 
이것들이 나이를 또 먹는다고 툴툴거리니 지레 겁부터 난다. 
내년 계획을 차근히 살펴보다 자세를 고쳐 앉고, 엉덩이를 들썩거려보기도 하고, 
또 자조하고, 그러니까 권력이 이렇게 생겨? 이렇게 사람을 만들어?

 

오유라
Oh Yu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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