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일주일 전, 할머니와 헤어졌다. 새까만 컬 헤어에 붉은 립스틱을 바른, 영정 사진 속 할머니. 낯설다.
가족이란 뭔지. 혈연으로 묶이면 상대를 사람 대 사람, 여자 대 여자로 바라보는 눈을 가지기 쉽지 않다. 그런 의미에선 엄마도 그렇지.
나는 이제 오십을 넘은 엄마의 마음을 같은 여자로서 얼마나 헤아렸는가, 그의 주장을 얼마나 포용했는가,
부모가 아닌 여자로서 얼마나 사랑했는가. 

휴고 우에르타 마린이 지은 <예술가의 초상>은 현 세상을 지배하는 ‘여자들’ 25인을 조명한다.
샤를로트 갱스부르부터 오노 요코, 아녜스 바르다, 그리고 좀처럼 세상에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레이 가와쿠보까지
섬세하면서도 뾰족한, 유약한 듯하면서도 대찬, 조용하면서도 강단 있는 목소리의 주인공들.
그들 중 미우치아 프라다는 이렇게 말한다.
“패션은 자신을 똑바로 마주 봐야 해요. 현실 감각을 잃지 않아야 하는 의무를 지닐 필요가 있어요.”
1977년 파산 위기에 놓인 프라다를 살려야 한다는 절체절명의 사명감으로 패션업계에 들어선 후
50년 가까이 수십 번도 넘는 컬렉션과 협업 속에서 그는 지금까지도 자기 확신에 대한 끝없는 의심,
시대를 향한 저항, 아름다움으로 빚은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패션을 계속할 수 있는 근원은 자신을 사랑할 줄 알아야 비로소 남을 사랑할 수 있다는 희망 안에서 시작되는 것일까.

우린 또 얼마나 자신을 아끼고 사랑했을까.
창간 14주년을 핑계로 <데이즈드>가 목놓아 외친 ‘독립’, ‘저항’, ‘자유’ 정신을 재정비하기에 앞서
지금의 우리를 어떻게 자평할 수 있을지 질문을 던진다.
그리스어로 사랑은 에로스와 아가페로 나뉜다.
에로스가 자극적이면서도 화려한, 들끓는 욕정에 가까운 본능적 사랑을 갈구한다면,
아가페는 사람과 사람 간 독립적 존재에 바탕을 둔 사랑이다.
<데이즈드>의 아가페, 이제는 조건 없는 무한한 사랑이라는 가치 아래 자유를 외쳐보려 한다.
내일부터 우린 그렇게 달릴 것이다. 사랑아.

 

오유라
Yura 

어젯밤 우리가 누구와 있었든, 무슨 일이 있었든.FASHIO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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