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코라반 최초의 남성복이 소개된 건 2020년 봄여름 컬랙션에서다. 파코라반의 상징적인 체인 메일을 입은 남자 모델이 이토록 관능적일 수 있다니. 남성복과 여성복을 통합하는 과정은 어땠나?
그런 말을 들으니 기쁘다. 내가 ‘젠더 블렌딩’이라 부르는 이 작업은 남성복과 여성복을 경계 없이 아우를 수 있는 가장 미래적인 패션이라 여겼다. 실제로 이는 창조 그 이상으로 내가 지금 느끼는 자유와 세상을 밀접하게 반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거처럼 남성 혹은 여성 지향적 패션이란 개념은 사라지고 있다. 하루는 파코라반의 체인 메일 피스와 가방을 사러 온 남자를 본 적이 있는데, 감탄사가 절로 나오더라. 그것이야말로 내가 이제껏 꿈꿔온, 그리고 사랑할 수 있다고 믿어온 반전의 순간이었으니까. 남성복과 여성복의 통합은 내가 할 수 있고, 하고 싶은 자연스러운 과정 중 하나였다.

파코 라반은 말했다. “내가 말하는 독창성은 거부, 흥분, 도발을 의미한다. 창조란 유혹이 아니라 충격이다.” 요즘 시대에 순수한 ‘창작’은 많지 않다고 믿는다. 과거의 기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거나 동시대 흐름으로 맞춰 변형할 뿐. 파코라반이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할 만한 독특한 부분이 있다면?
순수한 창조와 전위적인 개념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흥미롭다. 지금도 그렇고 미래에는 순수한 개념보다 미적 가치를 우선 순위로 여기는 시대가 될 것이라 본다. 나는 포스트모던 방식으로 미래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여긴다. 모든 것을 섞고, 흔들고,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인데, 이것은 그 자체가 새로운 고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파코 라반은 미래적이고 혁신적인 쿠튀르 디자이너였다. 그는 우주 탐험에 매료되었고, 우주복을 패션 모티브로 가져왔다. 패션 디자이너로서, 그와 어떤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하나?
파코 라반을 만난 적은 없지만 꼭 한 번 실제로 만나고 싶은 사람이다. 그가 이제껏 해온 작업에 대해 공감하고 매료되었다. 그의 작품은 실로 많은 것을 의미한다. 디자이너로서 그는 자신의 미학을 끝없이 탐구하고 매 컬렉션을 새로운 영역으로 이끌고 가는, 완전히 자유로운 창작자였다. 어떤 현상을 바라보는 그의 호기심이 나와 비슷할 수도 있겠다.

Text Oh Yu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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