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도직입적으로 나는 스물아홉 살이다.
지금이 어느 때인데 구차하게 물리적 나이가 뭐가 그리 중요하냐고 따진다면 스스로의 가슴에 손을 얹어라.
거의 매 순간 혹은 때로는 이름보다 먼저 나이를 묻고 기타의 모든 것을 판단하지 않았는지를.
고로, 나는 스물아홉 살이다.
황당무계하게 왜 하필 스물아홉 살이냐고 물으면 나는 보다 명확하고 섬세하게 그대에게 답할 수 있음이다.
더구나 수학보다 정의롭다.
현재 감지하고 있는 사회적인 내 위치 +
내가 열망하고 갈망하던 것을 이뤄낸 순도 +
필연적으로 펼치고자 하는 국제적인 야망에 대한 실현 가능성의 정도 +
지극히 주관적 잣대로 정의한 경제적 수준 +
다소 어처구니없게 들리게 했지만, 외모와 체력에 관한 세계적 평균치에 따른 기준
= 스물아홉 살
그러니까 한국 나이로 1991년생, 스물아홉 살이다.
나는 꿈꾼다.
여름이 가을 같기를
파도가 구름 같기를
소망이 오늘 같기를
무언이 축사 같기를
그리고 또 나는 반항한다.
성(性)이 아니길
돈이 아니길
도(道)가 아니길
벗이 아니길
전화가 와서 받았다.
나보다 열 살 많은 한 사람이 가파르게 고통을 토로했다.
“자, 이러면 편해질 거예요.
오늘부터 우리 이렇게 해요. 나는 스물아홉 살, 그대는 서른아홉 살.
물어보세요. 그리고 친구해주세요.
나는 지나치게 꿈도, 갈 곳도, 만날 사람도, 해야 할 일도 많은
다정다감한 스물아홉 살 소년이랍니다.
그러니까 앞으로는 편집장이든 뭐가 됐든 ‘님’은 붙이지 말아주세요.
나는 어디에도 갇히지 않을 거니까요.”
스물아홉 살 나는 무척이나 즐겁게 내일을 살 것이다.
그는 전화를 끊었다.
마흔아홉 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