共生
2018년 1월호는 사전에 노출됐다.
나 스스로 사방팔방 노출시켰다.
내가 잡지를 처음 시작하던 2003년도 편집장이었다면,
아마 “미쳤냐? 돌았어?” 했을 것이다.
아니다, 나를 죽였겠다.

2000년대 프린트 매거진의 생명은 출간된 뒤 확인할 수 있는 독자의 피드백과 판매 부수였다.
서로 더 잘 팔렸다고 자랑했다. A가 강남 지역에서 더 팔린다고 하면, B는 대형 서점에서 더 팔린다 했고, C는 A와 B는 부록 장사라고 깎아내렸다.
D는 A와 B와 C의 자료는 조작되었다고 했다.
독자의 피드백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에디터에게 백화점 매장에 전화를 돌리라고 했다. “저 A 잡지에 실린 제품 보고 전화했는데, 그 상품 살 수 있나요?”
B는 독자를 명예 에디터로 뽑고, 그들의 의견을 매주 1회씩 청취하고 있다는 사실을 대대적으로 알렸다. C는 브랜드와 독자가 함께하는 특별 이벤트를 끊임없이 개최했다.
D는 B와 C의 독자가 겹친다고,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 했다. 사전에 책 내용이 노출된다면 그 호는 팔리지 않는 것이었다.
누가 더 철통 보안을 하느냐, 그것이 자존심 싸움이었다.

당시 나는 주로 이런 이야기를 했다. 물론 나름 매너 있게.
              1. 촬영을 마친 연예인 엔터테인먼트 회사에,
“편집장님이 다 사진을 직접 셀렉하셔서요. 책을 통해 확인하셔야 해요. 제가 꼭 이 사진이 좋았다는 말씀은 잘 전달해드리겠습니다.”
              1. 잡지에 실린 모델 사진을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리려는 매니저에게,
“발간하고 최소 2주일 뒤에 업로드하셔야 해요. 독자들이 책을 구입할 시간은 줘야 해서요.”
              1. 유가 화보(브랜드에서 비용을 지불하고 콘텐츠를 만든 화보) 담당자에게,
“저도 정말 보여드리고 싶은데… 제가 편집장님 몰래 일부 내용만 발췌해서 드릴게요. 걸리면 저 진짜 혼나요. 이해하시죠?”
              1. 그 담당자가 A 매거진은 다 보여줬다며 더 보여달라고 할 때,
“알아요, 그런데 아시죠? 저희는 A 매거진보다 엄격해서요. 저 정말 잘려요. 죄송합니다.”

프린트 매거진을 비롯한 미디어의 환경은 2010년대 초반 홈페이지와 어플 제작에 열 올리던 프린트 매거진의 과도기를 지나
2015년을 전후로, 소셜 네트워크와 더불어 디지털이라는 무형의 플랫폼 소용돌이 속에서 급격하게 변화했다. 누구나 다 아는,
입만 아픈 이 3년여의 태풍 같은 시기를 거치며 프린트 매거진이 살아남기 위해 찾은 답은 간단명료했다.

팔로워 수에 목매달기.
매거진의 팔로워 수를 늘릴 만한 기회가 되는 콘텐츠에는 무릎을 꿇어야 한다.
발간 전 비밀? 사치이고 객기이며 꼰대 같은 소리다.
얼마든지 상의하고 논의할 테니
또 촬영을 해준다면야.
또 콘텐츠를 제작해준다면야.
자신들의 소셜 네트워크에 업로드해준다면야.
그런데 이상했다. 툭 터놓고 오픈하며 공유하는 새로운 아젠다와 결합된 프린트 매거진의 ‘팔로워 수 늘리기’에 여러 부작용이 뒤따르기 시작했다.

누구나 쉽게 하는 말,
“누가 요새 프린트 매거진에 광고해요. 당연히 저희도 안 하죠.”
또 누구나 쉽게 듣는 말,
“XXX 매거진, 없어질지 모른다더라(프린트는 접고 디지털만 한다는 식의).”

존재감이 없는데 영향력을 논하는 난센스가 지속되고, 아침에는 X가, 점심에는 Y가, 저녁에는 Z가 좋다는 변별력 없이
피로한 업로드가 이어지며, 팔로워 수에 대한 온갖 의심과 검증이 난무하기까지.

2017년 말, 이제는 모두가 묻는다.

과연, 그것이 진정한 프린트 매거진의 디지털인가?
과연, 그것이 진정 프린트 매거진이 가야 할 길인가?
이것이 프린트 매거진을 살리는 길인가, 죽이는 길인가?

비밀의 희생이라는 값비싼 대가를 치른 프린트 매거진에 진정한 디지털은 다시 스스로의 존재 가치를 찾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공생할 수 있습니까?
희생할 수 있습니까?

프린트 매거진의 서비스 정신, 그것을 바탕으로 한 진짜 디지털.
2018년, 그것(만)을 찾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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