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즈드&컨퓨즈드> 한국판의 편집부는 인큐베이팅 중이다.

전 세계 패션 매거진의 현주소를 한마디로 말하면 혼돈이다. 100년을 넘게 고고하게 쌓아온 미국발 메이저
패션 매거진의 틀이 1990년대 이후 태어난 새로운 패션 세대 앞에서 맥을 못 펴는 형국이다. 패션 브랜드도,
컬렉션도 마찬가지다. 그들의 역사, 헤리티지, 아카이브… 다 ‘흥’이다.

그렇다고 그들이 자신들을 여전히 우러러봐주며 부와 명예를 쌓은 30, 40대만 마냥 바라볼 수는 없다.
세상의 주류는 젊다 못해 어려져만 간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중문화계를 주름잡던 20대 중반은 이제
베테랑 축에 속한다. 현재 세계 대중문화를 주도하는 스토리 나 등은 10대 초반의
인물이 주인공이다. 그전 <디즈니>나 <해리포터> 시리즈가 어린 자식을 달래기 위한,
결국 부모 세대를 위한 오락물이었다면 요즘의 판도는 전혀 다르다. 기성세대는 감히 범접할 수도 없을
정도로 견고하게 쌓은 디지털 네트워크로 10대들의 목소리는 놀랄 만큼 정교하고 강하다. 무시해서도,
외면당해서도 안 된다. 인정받아야 한다.

국내 패션 매거진의 시장은 더 혼돈이다. 기술에 유난히 예민한 우리 민족은 종이를 볼 인내력보다는 디지털이
주는 편의성을 택했다. 앞서 언급한 대로 전 세계 패션 매거진 시장 역시 메이저 매거진의 붕괴와 더불어
도약하는 신규 매거진 간의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한국 패션 매거진에는 글로벌한 패션 특종이 사라진 지
오래다. 그나마 아시아에 배정된 특종은 중국 매거진의 몫이다. 일본은 패션계에서는 탈아시아다.
세계 패션계가 한국 패션 매거진에 돈을 쓰는 경우는 하나다. 연예인.

<데이즈드&컨퓨즈드>의 정체성은 패션 매거진이라는 것에서부터 비롯된다. ‘Fashion Together.’ 패션은 혼자
할 수 없다. 제대로 된 에디터가 필요하다. 현재 한국 패션 매거진이 처한 현실을 이해 및 극복하고 내일을
도약할 수 있는, 기존과는 확실히 다른 에디터여야 한다.

시대적 키워드인 다양성과 독립성의 반대말은 편협함과 의존성이 아닌 ‘늙음’이다. 늙은 매거진은 패션
매거진이 될 수 없다. 끊임없이 실험할 것이다.

<데이즈드&컨퓨즈드> 한국판의 편집부는 인큐베이팅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