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이 되었습니다.
한국판 <데이즈드>에 작년 8월 27일 입사했으니까 말입니다.
날짜까지 세고 있지는 않았는데(의식은 했지만) SNS가 편하게도 알려줍니다.
이로써 이번 9월호가 제가 만든 12번째 한국판 <데이즈드>입니다.
더불어 100호를 기념하는 특별판 5권도 곧 세상에 나올 예정이니 1년 사이 17권을 만들었네요.

또렷하게 기억하는 작년 8월 27일입니다.
15년여간 여러 다른 잡지 회사도 거쳤고, 패션, 뷰티 할 것 없이 크고 작은 이 바닥 회사에서 회사원 생활을 했던 터라
강단은 센 편이라 자부했는데
<데이즈드>는 <데이즈드>답게 그 시작부터 남달랐습니다.

에디터가 없어도 너무 없더군요.
정식 에디터가 지금도 패션팀에서 근무하는 서석빈 기자 한 명뿐이었습니다.
잡지사라는 곳이 편집장이 바뀌고 또 다른 흐름이 오게 되면 당연히 에디터들이 싹 바뀌는 과정도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한 명이라뇨.
단 하루 만에 아주 자연스럽게 데이즈드(DAZED; 충격을 받아서 멍한 상태)화된 것은 맞습니다.
감사한 일일지도요.

바꿔 생각해보니 에디터가 한 명은 아니더군요.
저도 있더라고요. 그리고 눈빛이 초롱초롱한 인턴 에디터 한 명.
도합 2.5명.

이젠 제가 왜 이런 불가능하고 무모한 상황에 기어들어 오게 됐는지 명분을 찾아야 했습니다.
이마저도 없다면 이곳에 꿈과 열정을 바칠 까닭은 당연히 없을 테니까요.
답은 하나였습니다.
‘맞다. 패션을 하기로 했었지. 나는 패션 콘텐트를 만들고자 했었지.’
패션 콘텐트 제작에 순수하게 돈을 쓰는 곳, 아무리 생각해봐도 패션지뿐이더군요.

2.5명으로는 전화를 받기도 힘들었습니다. 주변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뭐라고 했는지 기억은 안 나는데 대략 이랬던 것 같습니다.
“가진 게 없어서 물질로 드릴 건 없습니다.
대신 여러분의 작업이 그 어떤 것에도 구애받지 않을 수 있도록 자유를 드리겠습니다.
그저 <데이즈드>란 이름을 충분히 파시고 공유하면서, 놀이터라고 생각하고 즐겨주세요.
주신 도움은 살면서 갚고, 해보고도 안되면 제가 먼저 스스로 물러나겠습니다.”

삶이 바빠 죽겠는데
정말 이건 말도 안 되는 건데
한 명씩 두 명씩 수십 명씩
<데이즈드>의 ‘사외’ 에디터들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2.5명이 25명이 되고 250명이 되면서
제가 <데이즈드>에서 꼬박 1년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놀라운 일도 발생했습니다.
이제 정식 에디터만 5명이랍니다. 하하. 물론 저 빼고 말입니다.

패션지에 대한 존경은커녕 존재감마저 사라지는 어려운 시기,
한국판 <데이즈드>가 숨을 쉬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얼마나 고맙고 기쁘고 행복한지는 말이 아닌 다짐으로 하겠습니다.

전 패션 콘텐트를 만드는 사람입니다.
한국판 <데이즈드>는 패션 콘텐트를 만드는 패션지입니다.
앞으로도, 그 어떤 순간에도 이 초심을 잃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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